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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다.

인간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다는 공상과학(SF)과 같은 이야이가 현실이 됐습니다. 테크 업계의 악동, 일론 머스크가 이 말도 안되는 것 같은 일을 실제로 벌였는데요. 그가 만든 수많은 회사 중, 뇌신경과학을 다루는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최초로 인간의 뇌에 칩을 이식했다."는 깜짝 뉴스를 발표한 것이죠.

이 소식은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직업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뉴럴링크 칩을 뇌에 이식한 최초의 환자가 잘 회복하고 있다."고 올린 건데요. 참고로, 머스크는 엑스를 산 이후 회사의 주요한 발표나 혹은 자신의 여러 생각을 이 소셜 플랫폼을 통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발표를 조금 더 들어보겠습니다.

  뉴럴 링크 칩을 뇌에 이식한 최초의 환자가 잘 회복하고 있다. 초기 결과에서 양호한 신경 자극감지를 확인했다. 뉴럴링크의 첫 제품은 '텔레파시'다. 생각만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물론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이 칩은, 그러니까 우선은 신체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졌군요.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윤리적인 비판을 피하려는 선택이기도 한 것처럼 보입니다. 머스크가 "스티븐 호킹이 타자를 빨리 치는 타이피스트나 경매인보다 더 빠르게 의사소통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인 것이 이를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죠. 아시다시피 스티븐 호킹은 근력이 약해져 근육이 의도와 관계없이 움직이는 루게릭 병을 앓았던 저명한 물리학자죠.

실제로 뉴럴링크의 발표에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안전과 윤리의 문제입니다. 뉴럴링크는 설립부터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해 뇌 질환을 치료하는 장치를 만드는 걸 목표 삼고 출발했습니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미 식품의약국(FDA) 임상을 승인 받았고, 시험 참가자를 모집해 이번에 처음으로 인간의 뇌에 칩을 이익한 것이죠. 2021년에는 칩을 이식한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모습을 시연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와이어드에 따르면 실험 원숭이의 약 21%가 뇌 칩 이식 문제로 죽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으로 죽은 양과 돼지, 원숭이 등 동물이 1500마리로 추정된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요. 안건의 문제에서 칩을 뇌에 이식하는 것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죠. 칩으로 신체를 제어하는 것은 보안의 문제 역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물론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연구하는 곳이 뉴럴링크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5월에는 스위스 로잔공대 연구팀이, 지난달에는 중국 칭화대 연구팀이 각자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환자와 척수가 손상된 사지마비 환자의 뇌에 칩을 이식해 다시 걷게 하거나 의수로 병을 잡을 수 있게 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죠.

칩을 통해 뇌와 컴퓨터를 잇는다는 개념 자체는 이미 1970년대에 나온 것입니다. 2000년 이후에는 비슷한 연구가 지속 진행돼 왔죠. 뇌와 컴퓨터를 전자칩을 통해 잇는 임상실험을 美FDA의 승인을 받아 현실로 옮긴 것도 뉴럴링크가 처음 한 것이 아닙니다. 뉴럴링크보다 1년 이상 먼저 임상실험에 착수한 호주의 스타트업 '싱크론'이 있죠. 싱크론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가 관리하는 회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곳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 싱크론은, 최근 독일 의료부품 제조업체 아쿠안다스의 지분 인수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 브레인칩 대량생산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업적 과대 포장 또는 마케팅일 뿐이라며 불편함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게다가 아직까지 뉴럴링크 측에선 자신들의 전자칩이 얼마나 많은 뉴런을 감지했는지에 대해선 밝히고 있지 않아 기술적 완성도에 대한 의문도 있죠. 그렇다보니, 머스크가 말한 '최초'라는 타이틀 자체가 '쇼에 불과하다'고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건데요. 생각은 어떤가요?

 

콘텐츠 제공 : 바이라인네트워크(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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