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는 통신사 협회인 CSMA에서 주관하는 행사입니다. 과거 MWC는 매해 신작 스마트폰 발표 자리로 사용돼 왔으나, 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애플과 삼성이 별도 행하로 제품을 발표학 되며 신작 스마트폰보다는 통신사들의 전략에 포커스를 맞추게 되었죠.
올해는 모든 통신사들이 생성형 AI와 관련된 전략을 들고나오며 통신사 주도의 AI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통신사들은 빅테크가 아닌 통신사 주도의 LLM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는데요.
국내 통신 3사 역시 LLM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국내 통신사들과 해외 제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어떤 전략으로 LLM 시대를 맞이하고 있을까요?
먼저, KT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존의 디지토(Digico) 전략을 수정한 'AICT 회사로의 전환'을 선포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KT는 AWS(아마존웹서비스)와 함께 AICT 서비스 회사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이를 위해 인재 영입과 개방형 파트너십을 확대한다고 발표했죠.
KT는 AWS와 함께 모바일 서비스와 생성형 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을 활용해 생성형 AI를 개발한다는 계획인데요.
아마존 베드록은 기업 자체 AI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말합니다. KT는 베드록을 활용해 '프라이빗 5G 서비스'를 개발하고 AI, 머신러닝 사물인터넷 등을 서비스한다는 계획입니다.
김영섭 대표는 "AI 및 디지털분야 전문인력(AX인재) 1,000명을 영입, 이들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히며 AICT 회사 전환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SK텔레콤(SKT)은 타 통신사들과의 조인트벤처(JV)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JV는 1년여 동안 추진된 것으로, SKT를 필두로 도이치텔레콤(독일), 이앤그룹(아랍에미리트), 싱텔그룹(싱가포르), 소프트뱅크(일본)가 참여합니다. 명칭은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사업 협력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참고로, GTAA는 통신사 특화 거대언어모델(LLM)개발을 협력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발족했습니다.
유영상 SKT 사장은 "현재 한 산업 분야에 특화된 LLM이 해당 분야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시대"라며 "글로벌 통신사들이 텔코 LLM 등 AI 분야 협력을 통해 시장 변화를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려는 것"이라고 GTAA 합작법인 설립 목적을 밝혔습니다.
유 사장은 현재 GTAA의 개발 단계에 대해서도 일부 알렸습니다. "텔코 LLM은 이제 막 학습을 시키고 있는 단계인데, 연내에는 많은 발전이 돼있지 않을까 싶다"며 연내 GTAA 멤버사들이 사용할 수 있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는데요.
LLM 개발과 더불어 전 세계 통신사들이 다양한 AI 관련 사업을 논의할 계기를 만든다는 계획인 것이죠. 현재 GTAA 멤버사들 외에도 다양한 통신사들을 참여시켜 빅테크 주도가 아닌 통신사 주도의 AI 모델을 만든다는 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습니다.
LG 유플러스(LG U+) 역시 AI에 관련된 비전을 밝혔습니다. 황현석 LG U+ 대표는 MWC 2024 내 기자간담회에서 자체 생성형 AI '익시젠(ixi-GEN)'을 연내 상반기에 선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익시젠은 LG 그룹에서 추진 중인 대형언어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만든 LLM이죠.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빠르게 언어모델을 선보이는 것입니다.
황 대표는 "LG유플러스만의 데이터로 대화형이나 특화 모델 AI를 만들고 있다."며 "개인형 모바일 에이전트와 IPTV를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에이전트, 회사 내 업무를 도와주고 기업 간 거래(B2B)로 사용하는 워크 에이전트 등 모든 AI 에이전트 기능을 구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를 토대로 살펴보면, 익시젠은 LLM보다는 매개변수가 적은 언어모델(sLLM)에 해당합니다. 발표에서 황규별 LG U+ 최고데이터책임자(CDO)는 "특정 영역에서 sLLM을 상용화하는 게 나아 보인다. 익시젠도 버티컬 영역에 맞춰 경량화된 모델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세 회사는 각자의 규모에 맞게 LLM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인데요. SKT는 빅테크와 경쟁할 수준의 대형 모델을, KT는 프라이빗 5G AI 모델을, LG U+는 개인이 사용할 수 있는 sLLM 모델을 선보이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각 기업의 규모와 전략에 맞는 적절한 AI 모델들을 들고 나왔다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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