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앤트로픽

아마존은 왜 '앤트로픽'에 5조4000억원을 쏟아 부었나

인공지능 빅테크의 '쩐의 전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또 한 번 등장했습니다. 아마존이 AI 스타트업인 앤트로픽에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기로 한 건데요.

아마존은 앞서 지난해 9월 이미 앤트로픽에 12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추가로 무려 27억5000만달러를 더 쏟아붓기로 했습니다. 투자 유치액을 더하니까 총 40억 달러네요. 우리 돈으로 무려 5조4000억원에 달하는 거액입니다. 아마존 투자 역사상 최대 규모죠. 아마존 웹서비스(AWS) AI 생태계 확장을 위한 이번 결정으로 시장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대체 앤트로픽이 어떤 회사길래 아마존은 이렇게 큰 돈을 아낌없이 부었을까요?

2021년 문을 연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은 GPT의 오픈AI를 위협할 유력한 회사로 단숨에 등극한 곳입니다. 파운데이션 모델이자 챗봇인 '클로드(Claude) 3' 모델이 최근 오픈AI의 GPT-4 보다 높은 벤치마크 성능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이번 투자는 AI 시장, 특히 클라우드 기반 거대언어모델(LLM)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거액의 투자를 집행하면서 자사의 클라우드 애저(Azure) 서비스를 성장시켰고, 생성AI 시장의 지배력을 높인 것과 비슷한 전략이죠.

두 회사의 협력으로 앤트로픽은 AWS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요 개발 인프라로 사용하고, AWS의 AI칩을 사용해 파운데이션 모델을 훈련시키기로 했습니다. 아마존이 투자한 금액 일부는 앤트로픽이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칩을 구매하면서 다시 AWS의 매출로 돌아오는 구조라 AWS 입장에선 일종의 선순환을 만들고 있네요.

스와미 시바수브라마니안(Swami Sivasubramanian) AWS 데이터 및 AI 담당 부사장은 “생성AI는 우리 시대의 가장 혁신적인 기술이 될 것이며, 앤트로픽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고객 경험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이번 투자 배경과 의의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AWS는 현재 ‘베드록(Bedrock)’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생성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업무 파일 검색이나 데이터 시각화 등 기업 업무에 생성형AI를 활용할 수 있는 '아마존Q' 서비스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시장도 노리는 상황이고요.

앤트로픽에 대한 이번 투자는 빅테크간 생성 AI 기술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됐습니다.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 1위 기업이지만 생성AI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다소 밀렸던 게 사실인데요.

따라서, 이번 투자는 금액 자체는 크지만 앤트로픽이 AWS 인프라 구매를 하는 것으로 그 돈의 일부를 회수할 수 있고, 원천 기술인 LLM을 강화해 일반 사용자를 끌어올 수도 있는 양동 작전으로 풀이됩니다. 현재 주목도가 높은 앤트로픽에 대한 관심이 베드록과 아마존Q 사용자 증가도 이끌어낼 수 있다면, 아마존은 결과적으로 손해보는 투자를 한 것은 아니게 되겠습니다.

 

콘텐츠 제공 : 바이라인네트워크(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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