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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클라우드 시대... '동맹' 선택한 오라클

오라클이 새로운 변신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DB) 업계의 강자로 자리 잡았던 오라클이 이제는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그 전략으로 '동맹'을 선택했습니다. 클라우드 업계의 대표 주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비롯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며 클라우드 시장에 더 깊이 발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빅3'를 지원하는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존재감을 더욱 키우겠다는 구상인데요, 지난 10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클라우드 월드(OCW)에서 그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해 OCW를 관통한 테마는 '클라우드 동맹'입니다. 오라클은 AWS와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과의 협력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와의 파트너십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Oracle X AWS

구체적으로는 '오라클 DB 앳 AWS'의 공식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오라클 DB의 데이터를 아마존 엘라스틱 컴퓨트 클라우드(Amazon EC2), AWS 애널리틱스(Analytics)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 등 다양한 AWS 솔루션과 연결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오라클과 AWS는 각각 데이터베이스와 클라우드 분야의 대표 주자입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오라클 DB 사용자들은 AWS 환경에서도 그대로 오라클 DB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용자는 AWS 데이터센터에 오라클 DB 23ai를 연결하고, AWS 마켓플레이스에서 오라클 DB 서비스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며, 오라클 DB만을 사용하던 고객은 오라클 라이선스를 통해 AWS 서비스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소식도 있습니다. 이번 OCW에서 '오라클 DB 앳 구글클라우드'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습니다. 이제 AWS와 마찬가지로, GCP 계정을 통해서도 오라클 DB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으며, 기존 오라클 라이선스를 활용할 수 있는 옵션도 제공됩니다. 미국 동부와 서부, 영국 남부, 독일 중부의 GCP 데이터센터에 배포된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를 통해 오라클 엑사데이터 DB, 오라클 자율운영 DB, 오라클 DB 데이터 무손실 자율운영 복구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습니다.

오라클은 이미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에서 '오라클 DB 앳 애저' 서비스를 출시해 오라클 DB 사용을 가능하게 한 바 있습니다. 이번 발표로 클라우드 3사와의 협력 체인이 완성된 셈입니다. 오라클은 클라우드 업계 '빅3'를 통해 자사 DB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빅3 입장에서도 오라클 DB라는 강력한 기능 옵션을 더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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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AWS와의 협력은 업계 최강자들이 융합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다양한 기업의 기술을 우아하게 결합한 개방형 시스템의 시대가 왔으며, 이제 서비스들이 서로 원활하게 작동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AWS의 맷 가먼 CEO는 "AWS 내에서 오라클 DB 서비스를 제공하게 됨으로써, 고객들이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클라우드의 유연성, 안정성, 확장성을 그들이 사용하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오라클 DB)와 함께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협력만으로 클라우드 관련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라클은 자체 클라우드 인프라인 OCI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빅3'와 동맹을 맺었지만, 오라클은 여전히 OCI의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발표된 OCI 업데이트 역시 오라클의 강점인 데이터 기술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 특징입니다.

예를 들어, 검색증강생성(RAG)을 활용한 'OCI 생성AI 에이전트' 제품군은 주목할 만한 혁신입니다. RAG를 통해 생성형 AI의 데이터 정확도를 높이는 기능을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며, 데이터 활용도 또한 간편하게 만들어졌습니다. OCI 생성형 AI 에이전트 제품군의 첫 번째인 'RAG 에이전트'는 기업들이 복잡한 사전 작업 없이 RAG를 즉시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자체 점검 기능을 통해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현상을 최소화했습니다. 오라클 DB 23ai 버전을 사용하는 기업들은 AI 벡터 검색 기능을 활용해 DB에 저장된 데이터를 빠르게 유사성 쿼리할 수 있습니다. 특히, OCI에서 구동되는 DB 23ai를 사용하는 기업은 데이터를 별도의 벡터 DB로 옮길 필요 없이 RAG 및 유사성 검색 기능을 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OCI 생성형 AI 에이전트 서비스는 생성형 AI 워크로드를 지원하는 오픈소스 솔루션을 찾는 기업을 위해 오픈서치(OpenSearch)를 통한 'OCI 검색' 기능도 제공합니다.

보안 측면에서는 새롭게 제로트러스트(Zerotrust)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OCI용 '제로트러스트 패킷 라우팅(ZPR)'을 통해 기업은 리소스에 보안 속성을 설정하고, 리소스 접근 및 데이터 트래픽을 제한하는 정책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장애를 일으키는 흔한 원인 중 하나인 네트워크 구성 오류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오라클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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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은 OCI 전용 리전을 구성할 수 있는 분산형 클라우드 서비스 '리전(Region 25)'의 청사진도 발표했습니다. 다른 클라우드와 차별화된 점은 미니 서비스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입니다. 리전 25는 단 3개의 랙만으로도 데이터센터를 구성할 수 있어 OCI 전용 리전을 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를 통해 특정 업무 환경에 특화된 미니 데이터센터를 구축함으로써, 퍼블릭 클라우드를 고려 중인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스타트업도 OCI의 고객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출시 시점은 빠르면 내년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오라클의 클라우드 전략은 자사 DB 사용자들을 OCI로 유도하는 것이 중심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고객들이 오라클 DB 대신 빅3 클라우드를 선택하면서, DB를 기반으로 한 오라클의 OCI 전략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과의 협력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은 현명한 결정으로 보입니다. 후발주자로서 단독으로 앞서나가기보다는, 협력하여 함께 성장하겠다는 전략인 셈입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이 멀티 클라우드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오라클은 '온프레미스 중심의 올드 플레이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멀티 클라우드가 업계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 OCI 또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력한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전략입니다.

AI 기능 강화를 추진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클라우드와 AI는 이제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오라클은 AI, 특히 생성형 AI 분야에서도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라클이 이를 통해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콘텐츠 제공 : 바이라인네트워크(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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