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이하 AWS)가 빅테크 기업들의 소형모듈원전(SMR) 투자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10월, 홈페이지를 통해 ‘에너지 수요 증가 해결을 위해 원자력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알렸는데요. 이는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를 위한 결정입니다. 빅테크 기업이 원전 개발에 나서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AWS의 에너지 파트너는 총 세 군데로 나뉩니다. 첫 번째로 워싱턴주 소재 전력 회사 에너지 노스웨스트(Energy Northwest)입니다. 1단계 프로젝트에서는 약 320MW(메가와트)에서 시작해 총 960MW까지 발전 용량을 늘릴 예정입니다. 미국 내 77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하네요. 이 프로젝트를 통해 AWS는 2030년대 초부터 태평양 북서부 지역의 에너지 수요를 맞출 계획입니다.
AWS는 에너지 노스웨스트와 협력 중인 엑스 에너지(X-energy)도 파트너로 낙점하면서 5억 달러(약 7,000억 원) 규모로 투자했습니다. 2039년까지 미국에서 5GW(기가와트) 이상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엑스 에너지 측에 따르면 “이는 현재까지의 상업적 소형 모듈 원전의 최대 성과 목표”라고 합니다.
미국 최대 유틸리티 기업 도미니언 에너지(Dominion Energy)는 AWS와 계약을 맺고 1,000MW급 기존 대형 원전의 10분의 1 수준의 전력을 생산하는 소형 원전을 개발합니다. 도미니언 에너지 측은 향후 15년 동안 전력 수요가 85%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AWS는 도미니언 에너지와 소형 원전 개발을 추진하여 자사가 보유한 452개 데이터센터에 3,500MW의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AWS CEO 맷 가먼은 소형 원전 개발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2040 탄소중립 기후서약에 맞춰, 기업 운영 전반에서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동일하게 만들어 순 배출을 0으로 하는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AWS 발표 이틀 전 구글도 미국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가 건설하는 원자로에서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가 가동할 6∼7개의 원자로에서 총 500MW의 전력을 공급받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빅테크 기업이 원전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AI가 ‘전기 먹는 하마’이기 때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6일 발표한 ‘세계에너지 전망 2024’ 보고서에서 세계적인 데이터센터 급증, 폭염 빈발에 따른 에어컨 사용 증가 등으로 올해 전력 수요가 작년보다 6%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2050년까지 세계 전력 수요가 두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반면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탈렌 에너지(Talen Energy)의 서스퀘하나 원전에서 AWS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에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빅테크의 전기 수급 계획에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요. FERC의 입장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장기전을 예고하는 것일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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