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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 전쟁에 뛰어들다

작년 말부터 구글, MS,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경쟁적으로 자체 양자컴퓨팅 하드웨어를 출시하고 있어요. 전 세계적인 양자컴퓨팅에 관한 관심 속에서, 클라우드 빅3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 나섰죠. 각 기업이 개발 중인 새로운 양자컴퓨터 기술과 그들의 특징들을 알아보죠.

구글 양자컴퓨팅 칩 '윌로우(wil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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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구글은 일찍이 자체 양자컴퓨터 하드웨어를 선보였으며, 그 성능으로 당대 최고의 슈퍼컴퓨터를 처음으로 능가한 바 있습니다.

2019년, 구글은 '시카모어(Sycamore)'라는 양자 칩을 공개한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12월 9일 후속작인 '윌로우'를 발표했습니다. 윌로우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인 '프론티어'의 성능을 압도하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프런티어가 10의 25제곱 년이 걸려 수행할 계산을 단 5분 만에 해결했다고 합니다.

구글 윌로우의 주요 특징은 뛰어난 성능과 함께 양자 오류를 줄이는 혁신적인 방법을 채택한 점입니다. 윌로우는 105큐비트를 탑재한 초전도 칩으로, 이전의 시카모어는 54큐비트를(54개의 큐비트를 가졌지만, 그 중 1개는 오류로 인해 실제로는 53개만 사용 가능)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정보 단위인 큐비트 수 증가로 더 빠르게 더 많은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로 풀 수 없는 문제에서 월등한 우월성을 보이는 걸 ‘양자 우위’라고 부릅니다. 학계와 산업계는 1,000큐비트 이상이어야 양자 우위를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데요. 구글은 윌로우가 큐비트를 격자형으로 확장해 성능을 기하급수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양자컴퓨터의 주요 난제인 양자 오류를 대폭 줄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큐비트 수를 늘리면 오류율도 증가합니다. 구글은 윌로우에서 큐비트의 그리드 배열을 3×3, 5×5, 7×7 순으로 확장하며 테스트했어요. 윌로우는 시카모어보다 52개 더 많은 큐비트를 탑재해 약 4,500조 배 더 많은 계산 상태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죠. 또한, 윌로우는 양자 상태 지속 시간을 20마이크로초에서 100마이크로초로 5배 늘려, 큐비트가 양자 상태를 더 오래 유지함으로써 더 복잡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글은 양자 오류 수정 기술을 사용해 그리드 배열을 확장할 때마다 오류율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성능 향상과는 반대로, 그리드 배열을 확장할수록 오류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구글은 큐비트 수를 늘리면서도 오류율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논문을 통해 입증했습니다.

구글 양자컴퓨터의 목표는 100만 개의 물리적 큐비트로 1,000개의 논리적 큐비트를 가진 대형 오류 수정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것입니다. 구글은 상용 양자컴퓨팅 애플리케이션을 2029년까지 출시할 계획이 있습니다.

MS 양자 칩 '마요라나1(Majoran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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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2월 19일, 위상 초전도체로 구동되는 새로운 양자 칩인 '마요라나1(Majorana1)'을 발표했습니다. 이 칩은 양자 오류를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재료를 사용하며, 자연 상태에는 존재하지 않는 양자 입자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했습니다. MS는 마요라나 입자를 활용하면 100만 개의 큐비트를 손바닥 크기의 단일 칩에 담을 수 있다고 하는데요.

‘마요라나스(Majoranas)’는 이론적으로만 존재했으며, 실제로 만들어지지 않았던 양자 입자입니다. 이를 생성하기 위해 MS는 인듐비소 화합물과 알루미늄을 이용해 ‘토포컨덕터(Topoconductor)’라는 완전히 새로운 재료를 개발했다고 설명합니다. 마요라나1의 아키텍처는 토포컨덕터 상에서 알루미늄 나노와이어를 연결해 H자 모양의 각 끝점에 ‘마요라나제로모드(MZM)’를 둡니다. 위상 큐비트 하나당 네 개의 제어 가능한 마요라나를 갖고, 위상 큐비트를 타일처럼 확장 배치해 100만 개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것이죠.

MS도 양자 오류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마요라나 입자는 초전도체와 반도체로 구성된 특수한 나노 구조에서 발생하며, 이를 이용한 큐비트는 안정적으로 양자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요. MS는 토포컨덕터를 활용해 마요라나를 보호하면, 큐비트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오류 수정 부담이 감소한다고 설명했습니다. MS는 마요라나 개발을 위해 연구소에서 약 20년간 연구를 진행했다고 해요.

공개된 마요라나1은 여덟 개의 위상 큐비트를 갖습니다. 구글의 윌로우(105큐비트), IBM의 이글(127큐비트) 등과 비교하면 적은 수이지만, MS는 마요라나 고유의 오류 저항성 덕분에 기존 양자컴퓨터처럼 많은 오류 수정용 큐비트가 필요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 100만 큐비트까지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MS의 마요라나1의 확장성은 논문으로 증명됐을 뿐 실제 구현 가능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실제 성능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이며,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어요. 그런데도 MS는 2023년 발표한 양자컴퓨팅 로드맵에 따라 하드웨어 수준에서 내재적 안정성을 가진 재료 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양자 유용성(Quantum Utility)으로 가는 경로를 확보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마존웹서비스 첫 자체 양자 칩 '오셀롯(Oce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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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웹서비스(AWS)는 2월 28일 양자 컴퓨팅 칩 '오셀롯(Ocelot)'을 발표했습니다. MS의 '마요라나 1(Majorana1)'이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AWS도 자체 개발한 양자 칩을 선보인것인데요.

오셀롯의 가장 큰 특징은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서 중요한 과제인 '양자 오류 정정(Quantum Error Correction)'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는 점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진동, 열, 전자 기기의 신호 등 외부 환경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 오류가 쉽게 발생하는데, 이러한 오류를 방지하려면 여러 큐비트(Qubit) 간에 양자 오류를 정정하는 기술이 필수적입니다. 이 기술은 양자컴퓨터가 실제로 상용화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 문제로, 오셀롯은 이를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셀롯은 완전히 새로운 큐비트 기술을 개발하는 대신 아키텍처의 설계 단계서부터 양자컴퓨터의 오류를 정정하는 기술인 '고양이 큐비트(Cat Qubit)'와 전하 잡음에 대한 감도를 낮추는 초전도 전하 큐비트인 '트랜스몬 큐비트(Transmon Qubits)'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AWS는 보손 입자(Bosonic Particle)를 기반으로 한 ‘보손 양자 오류 수정 (Bosonic Quantum Error Correction)’을 활용해 양자 정보를 노이즈로부터 더 효과적으로 보호하고 더 효율적으로 오류를 수정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큐비트 수를 늘리는 대신 진동자의 에너지를 증가시켜, 오류 수정 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고양이 큐비트를 활용하여 단일 양자 상태가 여러 광자에 분산되도록 설계되는데, 이 아키텍처는 비트 플립 오류에 특히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광자 수 증가는 위상 플립 오류를 증가시키는 단점이 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트랜스몬 큐비트를 결합하면서 위상 플립 오류를 포착해 수정하게 하는 것이 오셀롯의 핵심이라고 AWS는 설명합니다.

오셀롯은 두 개의 실리콘 마이크로칩으로 구성되며, 각 칩의 크기는 약 1제곱센티미터입니다. 이 칩들은 전기적으로 연결된 칩 스택 형태로 결합하며, 실리콘 표면에는 양자 회로 요소를 형성하는 얇은 층의 초전도 물질이 배치됩니다. 오셀롯 칩은 열네 개의 핵심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요소에는 다섯 개의 고양이 큐비트와, 이를 안정화하기 위한 다섯 개의 ‘버퍼 회로’, 그리고 오류를 감지하기 위한 네 개의 트랜스몬 큐비트가 포함됩니다. 결과적으로 오셀롯의 큐비트 수는 총 아홉 개죠.

AWS에 따르면, 오셀롯은 비트 플립(bit flip 디지털 메모리에서 전자의 상태가 물리적 또는 소프트웨어적 오류로 인해 변하는 현상) 시간이 1초에 가까운 수명을 기록하였는데요. 이는 기존 초전도체 큐비트보다 약 1,000배 더 긴 수명입니다.

다만, AWS 오셀롯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으며, 출시 시점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어요. 따라서 오셀롯에 대한 실제 검증은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자컴퓨터 투자 : 클라우드 기업들의 미래 준비

가장 많은 큐비트를 탑재한 양자 칩을 공개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입증해 온 구글이 현재 선두 주자로 자리하고 있어요.

MS와 AWS도 본격적으로 양자컴퓨팅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세 기업 모두 초전도체 방식으로 큐비트를 생성하지만, 소재 특성과 설계 방식은 각기 다릅니다. 구글이 큐비트 수를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MS와 AWS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양자 오류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그 실체를 입증하지는 못했으며, 어떤 방식이 더 우수한지도 판단하기 이른 단계입니다.

전문가들은 마요라나1이나 오셀롯이 구글을 비롯한 IBM, 퀀티넘, 아이온큐, 아톰컴퓨팅, 리게티 등과 비교했을 때 아직 뒤처져 있는 부분이 있지만, MS와 AWS의 접근 방식이 실제로 효과를 보인다면 양자컴퓨팅의 주요 장애물인 양자 오류 문제를 해결하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투자는 주로 자체 기술력 확보와 최첨단 기술 개발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세계 IT 시장은 구글, MS, 아마존 등 세 회사가 중심이 되어 움직이고 있으며,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죠.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도 이들은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새로운 컴퓨터 기술의 등장 직후 아키텍처의 파편화는 예견된 상황이며, 각 기업의 양자컴퓨터 아키텍처가 서로 달라 상호 호환성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특정 아키텍처의 시장 선점 효과가 그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어요.

마지막으로 올해 들어 양자컴퓨팅 분야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자본은 항상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으며, 양자컴퓨팅을 다음 타깃으로 삼았습니다. AI 분야가 거품론과 회의론에 휘말리면서, 투자 시장의 유동성을 유지해야 하는 자본은 새로운 모멘텀을 필요로 했고, 그 중심에 양자컴퓨팅이 자리 잡은 것입니다. 그렇다면 구글, MS, 아마존 등도 양자컴퓨팅 테마에 계속 참여하는 것이 자본 확보에 유리한 상황입니다. 자본시장의 투자 규모가 커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 기업은 더 공격적이고 큰 목소리로 성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공 : 바이라인네트워크(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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