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되어 왔어요. 실무에 생성형 AI가 빠르게 적용되면서, 단순 반복 업무는 물론 고도화된 전문직군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죠. 그 우려가 이제 막연한 예측이 아닌, 현실로 다가왔어요.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대대적인 인원 감축 발표입니다. 최근 MS는 9,000명의 직원을 추가 해고하기로 결정했어요. 전체 인력의 약 4%에 해당하는 규모인데, 올해 초 저성과자 1%를 감원한 데 이어, 5월에도 6,000명 넘게 정리한 것을 고려하면 MS가 조직 슬림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MS의 이 같은 행보는 생성형 AI 도입이 인력 대비 비용 효율성이 높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저드슨 알서프 MS 수석 부사장 겸 최고영업책임자(CCO)는 이달 초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시지에서 MS가 프론티어 AI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민첩성 확보를 위해 영업 조직(MCAPS) 개편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어요. 이에 따라 MS는 영업, 고객 서비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등 다양한 부문에 생성형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콜센터 부문에서는 AI 도입 후 1년간 약 5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는 등 성과가 두드러졌었다고 해요.
알서프 CCO는 지난 4월, 새 회계연도를 맞아 영업팀의 솔루션 영역을 절반으로 축소할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기존 6개로 나뉘어 있던 솔루션 분류를 AI 비즈니스 솔루션, 클라우드 및 AI 플랫폼, 보안 세 가지로 압축하겠다는 내용이죠. 회계연도 전환기에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조직 운영 방침 공유에 해당하지만, MS가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한 직후 나온 조치인 만큼 그 의미가 다르게 다가옵니다.
MS는 지난 분기 700억 달러의 매출과 260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과거 같았다면 이처럼 높은 실적과 대규모 감원이 동시에 이뤄지는 일은 보기 드물었겠지만, MS는 AI 인프라에 연간 8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며, 인력 비용을 줄이는 대신 AI 기술 개발과 관련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미래 기술 투자’라는 명분 아래 실적과 무관한 구조조정이 정당화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따라 인적 자원보다 AI를 우선시하는 방식에 대해,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화려한 기술의 진보 뒤에는 그만큼 냉혹한 이면이 자리하고 있네요.
콘텐츠 제공 : 바이라인네트워크(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