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언어모델(LLM)과 같은 AI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커머스 업계 전반에서 AI 기술 도입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각 기업이 AI를 어떤 분야에 도입해 실제로 어떤 서비스로 구현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LLM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서 ‘자체 AI’를 내세우는 기업들이 늘고 있지만, 자체 LLM을 개발해 운영하는 국내 기업은 실제로 네이버와 LG에 불과합니다. 특히 네이버는 자사 쇼핑 플랫폼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서 초개인화 추천을 구현하고 있고, 이를 위해 쇼핑 서비스에 최적화된 LLM ‘하이퍼클로바X’에, 딥러닝 기반 AI 추천 모델 ‘AiTEMS’를 결합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LLM을 자체 개발하는 것은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작업입니다. 그래서 대다수의 기업은 오픈소스 모델을 가져와 소규모로 파인튜닝하거나 일부 기능만 활용하는 수준에 그친답니다. GPT, LLaMA, Mistral 등 기성 오픈소스 모델을 자사 서비스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여 사용하거나 임베딩만 활용하여 ‘자체 AI’를 구현하죠.
예를 들어 쿠팡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베드록 기반 상용 LLM을 활용한 광고 에이전트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쿠팡의 광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한 케이스죠. 이와 유사하게 G마켓도 자체 AI 프로덕트 팀이 오픈소스 기계학습(ML) 라이브러리를 기반으로 모델을 개발하고 최적화했습니다. SSG닷컴의 경우 자체 딥러닝 모델을 활용하되, 부분적으로는 외부 모델을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최근 커머스 서비스에서 소비자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AI 기능은 ‘개인화 추천’입니다. 지난해부터 고객의 의도를 미리 파악하여 상품을 빠르게 추천하는 방식이 업계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았죠. 주요 유통 기업 신세계그룹을 이끄는 정용진 회장은 “이제 AI 시대”라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고객보다 먼저 원하는 상품과 경험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버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통해 개인의 검색 및 구매 이력을 분석하여 맞춤형 카테고리와 상품을 추천합니다. 이러한 개인화 서비스는 카테고리 페이지와 서비스 상단의 AI 추천 영역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쿠팡 역시 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기계학습 추천 알고리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별 구매 이력, 검색 패턴, 관심 상품 등을 AI로 분석하여 실시간 개인화된 상품 노출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개별 사용자는 자신의 검색어나 관심 상품과 연관된 유사 상품을 팝업 알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죠.
G마켓은 고객을 군집으로 분류해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용자 기반 협업 필터링과 콘텐츠 기반 필터링 기법을 결합한 방식으로, 구매 및 조회 상품, 검색 빈도, 상세 페이지 체류 시간 등의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개인화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모바일 홈 화면에서 맞춤형 상품을 효과적으로 노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수의 기업이 기존 딥러닝 기반 AI 추천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또다른 사례는 ‘다이나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고객의 취향, 구매 의사 등 방대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상품 별 맞춤형 가격을 설정하는 방식인데요. 예를 들어, 고객이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이탈했거나, 기존 구매 이력을 고려해, 특정 제품을 비싸다고 느낄 것으로 예측되면, 기업은 해당 고객에게 가격을 조정하여 제품을 재추첨해줍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이 더 고도화되면, 모든 고객에게 동일하게 제공하던 할인 쿠폰도 개인의 행동 패턴에 따라 맞춤 발급할 수 있게 되죠.
이 외에도 주목할 만한 사례는 고객 응대(CS)와 안내 영역입니다. 기존 CS 직원의 응대 매뉴얼을 기반으로 AI 챗봇을 구축하는 방식인데요. 채널코퍼레이션은 작년부터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활용한 챗봇을 ‘채널톡’에 적용하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자회사 신세계I&C가 구글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챗봇을 통해 고객 상담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고객을 위한 오프라인 콘텐츠 추천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언어 장벽으로 오프라인 콘텐츠 접근이 어려운 외국인을 돕기 위한 건데요. 현대백화점은 자회사 현대퓨처넷과 함께 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HEYDI)’를 선보였습니다. 외부 LLM 기반으로 개발된 챗봇 형태의 서비스로, 외국인 고객 응대에 적극 활용되고 있어요.
공급망 관리 역시 커머스 기업들이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분야로 수요 예측, 자동 발주, 배송 최적화 등 대표적인 활용 사례들을 알아보도록 해요.
편의점 업계는 수요 예측의 중요성이 큰 만큼, AI 기반 자동 발주 시스템을 일찍부터 도입해 왔습니다. 자사 모바일 앱을 통해 수집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발주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흐름도 강화되고 있어요. GS25는 ‘우리동네GS’, CU는 ‘포켓CU’ 앱을 통해 고객의 구매·픽업 이력을 수집하고, 이를 딥러닝 기반 예측 시스템에 반영해 매장별 상품 추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고도화된 AI 시스템과 축적된 고객 데이터가 결합하며, 점포주는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GS25는 2023년에 ‘AI 편의점 파트너’를 도입해 상품 발주량뿐만 아니라 진열 방식까지 추천하고 있고, CU의 ‘스마트 발주 2.0’은 요일, 계절, 행사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적정 재고량을 자동 계산해 상품 회전율과 매출 증가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재고 발주에도 AI가 활용되고 있는데요. 쿠팡은 딥러닝 기반 AI로 수요를 예측해, 주문이 들어오기 전 소비자가 필요로 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품을 가까운 물류센터에 미리 배치해 둡니다. 또 물류센터 내에서는 피킹(상품 집기)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무작위로 랜덤 스토우(적재)하는 방식도 활용하고 있죠.
롯데마트와 이마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롯데마트는 AI 기반 재고 예측 시스템으로 적정 재고 일수를 산출해 자동 보충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해 왔습니다. 이마트 또한 AI 기반 수요예측으로 매장별 재고를 자동 보충하고 있어요. 신세계그룹은 그룹 자체 데이터 플랫폼에서 재고 최적화 AI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은 이제 물류 자동화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으며, CJ대한통운은 그 대표 사례 중 하나입니다. CJ대한통운은 TES물류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이며, 외부 물류 솔루션을 자체 AI 시스템에 접목해 물류 자동화를 고도화하고 있죠. 작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물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AI 기반 로봇 기술도 도입하고 있는데요. 서로 다른 규격의 박스를 자동으로 집어 옮기는 물류 로봇 ‘피킹’과, 박스의 면적·높이·위치를 인식해 들어 올린 뒤 컨베이어벨트로 옮기는 AI 로봇 ‘디팔레타이저’가 도입되었다고 해요.
이처럼 AI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커머스 전반의 운영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상품 발주에서 물류 자동화, 고객 데이터 기반 예측까지, AI는 비용 절감과 서비스 고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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