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지식 커뮤니티 플랫폼 ‘스택 오버플로우(Stack Overflow)’의 연례 설문조사에 따르면, 개발자들은 AI를 점점 더 자주 활용하면서도 그 마음은 꽤 복잡한 모습입니다. 업무를 하면서 없으면 불편할 만큼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열광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전 세계 4만 9천여 명의 답변을 통해, AI와 개발자 사이의 묘한 애증 관계가 드러났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개발자 84%는 이미 개발 과정에 AI 도구를 쓰고 있거나 앞으로 쓸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작년보다도 8%포인트 늘어난 수치인데요. 이제 AI는 개발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전문 개발자의 절반 이상이 매일 AI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AI를 향한 신뢰도는 오히려 크게 떨어졌습니다. AI 도구의 정확성을 “매우 신뢰한다”라고 답한 개발자는 3%에 불과했고, “불신한다”라는 답변이 “신뢰한다”라는 답변보다 더 높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특히, 책임이 큰 자리에 있는 숙련된 개발자일수록 AI의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해 더 보수적인 태도를 보였어요.
개발자들은 AI의 가장 큰 문제로 “거의 완벽하지만, 100% 완벽하지는 않은” 점을 꼽았습니다. AI가 생성한 코드를 디버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들고, 코드가 왜 그렇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75%의 개발자가 “AI의 답변을 믿을 수 없을 때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다”라고 답해,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I 에이전트는 개발자 세계에서는 아직 비주류로 보입니다. 52%의 개발자는 에이전트를 사용하지 않거나, 더 간단한 AI 도구를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상당수는 에이전트 도입 계획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어요.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은 복잡한 문법 대신 원하는 느낌(vibe)을 말하면 AI가 알아서 코드를 짜주는 새로운 개발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스택 오버플로우 설문조사에서는 개발자들의 거부감이 뚜렷하게 드러났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72%가 ‘바이브 코딩을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답했고, 5%는 ‘개발 워크플로우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AI의 영향은 개발 도구의 인기 순위도 바꿔 놓았습니다. 개발 언어로는 파이썬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나타났는데요. 파이썬을 사용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7.9%로, 파이썬은 자바스크립트, HTML/CSS, SQL에 이어 4위를 기록했습니다. 작년보다 7% 늘어난 수치입니다. 파이썬이 AI, 데이터 사이언스, 백엔드 개발 등의 분야에서 필수 언어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데이터베이스는 포스트그레SQL이 가장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통합 개발 환경은 여전히 VS코드가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커서(Cursor)나 클로드 코드(Claude Code) 같은 AI 코딩 도구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도커(Docker)는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기본 포맷으로 자리 잡으며 사용량이 크게 늘었고, 깃허브와 유튜브는 개발자들이 AI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즐겨 찾는 커뮤니티가 되었죠.
인기 있는 거대언어모델(LLM)은 오픈AI GPT (81.4%)였습니다. 2위 클로드 소넷 (42.8%)과 2배 가까운 격차를 보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클로드 소넷이 코딩 입문자보다 전문 개발자에게 더 많이 쓰이는 것으로 나타난 부분입니다.
설문에 참여한 개발자 64%는 아직 AI가 자신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다만, ‘위협이 아니다’라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보다 4%P 줄어들었는데요.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서서히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에 대해 깃허브의 CEO 토마스 돔케는 “미래의 개발자는 코드를 직접 작성하기보다, AI 에이전트에게 작업을 맡기고 그 결과물을 검토하고 검증하는 역할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AI의 결과물을 꼼꼼히 검증하고,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튼튼히 다지는 것이 미래 개발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결국 AI 시대의 개발자는 새로운 도구에 빠르게 적응하며, 더 높은 수준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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