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al AI_TOP

뇌·감각·몸 풀스택! 피지컬 AI가 온다

AI 기술의 진화는 단순히 디지털 공간 안에서 머무르지 않습니다. 다음 단계는 현실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을 하며 스스로 움직이고 사고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입니다. 피지컬 AI는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 공간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며, 인간처럼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의 총체라 할 수 있죠. 단순한 프로그램이나 알고리즘을 넘어 실제 세상 속에서 ‘보고, 듣고, 움직이는’ AI가 되는 것입니다. 현재 이 영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경쟁 무대 중 하나로, 신생 스타트업에서부터 엔비디아, 구글과 같은 글로벌 테크 기업들까지 앞다투어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피지컬 AI의 핵심 원리는?

피지컬 AI가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움직이고 판단하는가?’라는 기본 원리를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마치 사람이 머리로 생각하고 감각으로 세상을 느끼며 몸으로 행동하듯, 피지컬 AI도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어야 하죠. 그렇다면 피지컬 AI는 어떤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Physical AI_1

피지컬 AI는 인간과 유사하게 ‘두뇌’, ‘감각과 신경’, ‘신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됩니다. 이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성능을 결정합니다. 피지컬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것은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입니다. 과거의 로봇은 특정 작업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기만 했지만, 이제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리 학습된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일반화(Generalization)’ 능력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뇌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것처럼 로봇도 파운데이션 모델을 통해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사람의 오감 역할을 하는 것은 고성능 센서입니다. MEMS(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칩, 3D 라이다, 심도 카메라 등 첨단 센서가 로봇에게 정밀한 물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또 실시간으로 AI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 ‘엣지(edge) AI’도 중요합니다. 네트워크 레이턴시로 인해 로봇의 판단 속도가 느리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건널목에서 사람을 보고 멈추는 판단을 늦게 내리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엔비디아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고성능 엣지 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Jetson Thor)를 제공함으로써 클라우드 의존성을 줄이기도 합니다.

로봇의 몸은 단순한 기계장치가 아닙니다. 인간의 뼈가 관절로 연결돼 움직이듯 로봇 역시 유사한 구조로 되어 있어야 하죠. 이때 관절을 움직이게 하는 장치를 ‘액추에이터(actuator)’라고 부르며, ‘구동기’라고도 하는데요. 로봇이 인간을 대신하려면 액추에이터에 강력한 힘과 정밀한 제어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액추에이터는 로봇 기술에서 핵심 부품으로 꼽히며, 전문적으로 이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존재하며, 테슬라처럼 자체적으로 액추에이터를 설계·개발해 차별화를 꾀하는 기업도 늘고 있습니다. 아울러 로봇이 긴 시간 작동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성 확보가 중요한데, 배터리 혁신과 함께 움직일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회수하는 기술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로봇 개발 시 신체의 기계적 성능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로봇의 두뇌와 감각, 신체의 조화가 중요해졌습니다. 이 중에서도 파운데이션 모델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요. 인간의 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두뇌인 것처럼 말이죠. 강력한 파운데이션 모델은 비교적 단순한 하드웨어에도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로봇 스타트업 피규어 AI가 오픈AI와의 협력을 끝내고 자체 AI 모델 개발에 나선 것도 로봇의 경쟁력이 하드웨어와 완벽하게 통합된 ‘체화된 AI’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파운데이션 모델의 두 강자: 엔비디아와 구글 딥마인드

피지컬 AI 시장의 주도권은 로봇의 두뇌와 신경계에 해당하는 파운데이션 모델과 개발 플랫폼을 장악하는 기업에 돌아갈 것입니다. 현재 이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구글 딥마인드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두 기업의 전략이 다르다는 점은 우리가 특히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대목입니다.

엔비디아는 GPU 기술력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개발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수직적 풀 스택(Full-Stack)’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엔비디아의 플랫폼인 ‘아이작(Isaac)’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전략입니다. 또한, AI 모델을 학습하는 슈퍼컴퓨터, 로봇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하는 워크스테이션, 그리고 실제 로봇에 탑재되는 온보드 컴퓨터까지 아우르는 '3단계 컴퓨팅 아키텍처'를 제시합니다. 또한, 특정 로봇에 구애받지 않는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그루트(GR00T)’로 자사 플랫폼을 표준화하려 합니다.

구글 딥마인드는 하드웨어보다 AI 모델 자체의 혁신에 집중합니다. 압도적인 연구 역량으로 로봇 지능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죠. 딥마인드는 RT 시리즈와 제미나이 로보틱스 모델을 통해 로봇이 상식과 추론 능력을 학습해 일반화 능력을 갖추도록 했습니다. 특히 물리적 세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복잡한 행동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체화된 추론(Embodied Reasoning)’ 능력을 강화했어요.

구글은 엔비디아와 달리 자체 하드웨어를 내세우기보다, 강력한 AI 모델을 다양한 로봇 제조사에 제공하는 ‘수평적 개방형’ 파트너십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는 모바일 시대에 안드로이드가 시장을 장악했던 방식과 유사합니다.

엔비디아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아우르는 ‘풀 스택’으로, 구글은 AI 모델에 집중하는 ‘개방형’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과거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과 유사하네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최적화한 제품을 제공했던 애플과, 운영체제만 제공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제조사와 협력을 했던 구글의 모습 말입니다.

시장성과 기술적 난제

기술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피지컬 AI는 이제 실험실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골드만삭스는 2035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를 380억 달러로 예측했는데, 이는 불과 1년 전 예측치보다 6배 이상 상향된 수치죠. 피지컬 AI가 곧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 달리 기술적 난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대부분의 로봇은 가상 환경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주로 개발됩니다. 가상 환경에서 학습한 로봇이 실제 환경의 미세한 차이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또한 현재 대부분 로봇의 작동 시간은 2~5시간에 불과합니다. 로봇의 가장 큰 장점이 24시간 쉬지 않고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인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는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인해 사람보다도 짧은 시간만 일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안전성도 더 검증돼야 할 숙제입니다. 고도로 발전된 로봇은 인간과 함께 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안전성이 기본으로 뒷받침돼야 합니다. 기술적, 윤리적 안전성 확보는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입니다. 로봇이 수집하는 방대한 데이터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 같은 문제도 준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용은 언제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죠. 로봇 한 대당 수십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내려야 시장이 커질 것입니다. 아울러 로봇이 일자리를 대체해 나갈 것이므로 이에 대해 우리 사회의 대처법도 마련돼 있어야 할 것입니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우리의 일과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거대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 예상됩니다.

Physical AI_2
 

콘텐츠 제공 : 바이라인네트워크(byline.network)

 
 
구독하기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