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지분을 교환한다는 소식이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이번 거래를 통해 두나무가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가 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국내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와 가상자산 거래소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한 몸이 됩니다. 이번 거래로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될 전망입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과 맞바꾸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인데요. 즉, 두나무 주주들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주로 전환되며, 두나무는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는 구조입니다. 현재 교환 비율 산정 등 막바지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합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네이버는 업비트의 높은 수익성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두나무 측에서는 독자적 IPO나 해외 상장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핵심 쟁점은 주식 교환 비율입니다. 업계에서는 두나무의 가치를 약 14~15조 원, 네이버파이낸셜은 10조 원 미만으로 평가하고 있어, 두나무 주주들이 이 비율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느끼느냐가 거래 성사 여부를 좌우할 전망입니다.
또한 네이버파이낸셜이 IPO를 추진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정부가 ‘쪼개기 상장’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는 가운데, 네이버로서는 계열사 상장이 네이버 주가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상진 네이버페이 대표이사 역시 지난 6월 “사업 고도화와 글로벌 진출 속도에 따라 판단하겠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번 빅딜은 단순한 주식교환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 속에서 두 회사 모두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어요.
먼저 네이버의 상황은 모바일 혁명 이후 가장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핵심 수익원인 검색·광고 매출이 정체되며, 쇼핑 중심의 플랫폼으로 변모했지만, 쿠팡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또한 AI의 부상으로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검색의 역할을 대체하면서, 네이버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리고 있죠.
네이버는 AI 연구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나, 오픈AI나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자본 경쟁은 쉽지 않습니다. AI 경쟁에서 밀리면 검색과 쇼핑 등 모든 서비스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새로운 성장 축으로 ‘금융’을 택한 이유이기도 하죠.
두나무는 업비트를 통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습니다. 2024년 매출은 1조 7,316억 원, 영업이익은 1조 1,863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68%에 달합니다. 그러나 실적은 비트코인 가격에 크게 좌우됩니다. 2021년에는 3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반면 2023년에는 매출이 1조 원을 겨우 넘겼죠. 두나무는 수익성이 높지만, 외부 요인에 취약한 구조를 벗어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NFT, 블록체인 인프라 등 신사업을 추진했지만, 고객층이 여전히 가상자산 투자자에 국한되어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와의 협력은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네이버의 4천만 이용자와 강력한 결제망,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연계하면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습니다. 가령 업비트 이용자가 네이버 쇼핑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거나, 네이버 앱에서 가상자산 자산 현황을 조회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현재 거래는 사실상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라는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두나무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등록된 가상자산사업자로, 대주주가 바뀌면 반드시 당국의 승인과 신고가 필요합니다. 특히 대기업의 가상자산 산업 진출을 금융위원회가 어떻게 바라볼지가 핵심 변수입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거쳐야 합니다. 업종이 달라 경쟁 제한 우려는 크지 않지만, 빅테크와 가상자산의 결합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거래가 단순한 사업 제휴를 넘어 네이버의 지배 구조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그 중심에는 두나무 송치형 회장이 있습니다. 이번 거래를 통해 송 회장이 ‘네이버의 실질적 주인’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번 거래가 단순한 지분 교환을 넘어 네이버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네이버는 두나무와의 주식 교환 이후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까지 검토 중이며, 이 경우 송 회장이 이해진 네이버 창업주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송 회장의 두나무 지분 가치는 약 3조 원, 이해진 의장의 네이버 지분 가치는 약 1조 5,0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실제로 이 의장이 경영권을 쉽게 내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네이버는 친인척 승계가 없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가진 대표적 글로벌 스탠다드 기업으로, 순환출자 구조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의장이 ‘소유권 포기’보다는 ‘지배 구조의 진화’를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송 회장이 이해진 의장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고 해도 그가 네이버 지분의 과반을 지배하는 것이 아닌 이상, 당장 지배력 면에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의장은 네이버 최대 주주라는 자격을 송 의장에게 선물로 주고, 두나무가 가진 현금과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압도적 지배력, 두나무를 일군 송치형이라는 인물을 네이버에 데려온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싣고 있어요. 네이버가 두나무의 현금 동원력과 블록체인 역량, 송 회장의 리더십을 흡수하며 ‘미래형 금융 플랫폼’으로 변모할 가능성도 충분히 가능성 높아 보이는 시나리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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